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신체 각 장기에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악성 콜레스테롤을 줄여 주며 비만을 방지해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등 온갖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 또 변비 해소와 치질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달리는 충격으로 뇌가 자극돼 뇌의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달리기가 고통을 넘어서 극도의 상쾌감을 주고,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달리기 애호가들이 맛보는 독특한 도취감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른바 ‘러닝하이’(Running High)라는 것이 있다. 달리기를 시작해 한 30분 정도 지나면 상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기분도 좋아져 무한정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러닝하이다.
이 느낌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꽃밭을 걷는 기분’이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다. 다른 운동에서 맛볼 수 없는 극도의 이 도취감으로 인해 사람들은 달리기에 중독돼 간다.
단 러닝하이는 누구나 언제든지 체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피드 경쟁을 하거나 심각한 고민을 안고 달릴 때는 이러한 상태에 이르기 어렵다는 것.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여유있는 페이스로 달릴 때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의 정신과의사들은 ‘조깅과 러닝이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달리기를 하면 베타 엔돌핀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상승돼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페르난도 디메오 박사 역시 영국의 '스포츠의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짧은 시간안에 기분이 호전돼 약효 발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항우울제 투여보다 효과가 나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디메오 박사는 평균 9개월동안 심한 우울증을 겪고있는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달리기 기계에서 30분만 운동을 해도 항우울제 투여보다 빨리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달리기 운동을 10일동안 계속한 결과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우울중 지수가 25%나 감소되었다고 디메오 박사는 밝혔다.
디메오 박사는 약효가 나타날 때 까지 통상 2-4주가 거리는 항우울제와는 달리 유산소 운동은 매우 빠른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히고 특히 항우울제가 잘 듣지않는 환자에게 유산소 운동이 대체요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표된 연구보고서들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뇌속의 화학물질인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디메오 박사는 말했다.
디메오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소수의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확인을 위해서는 보다 규모가 큰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